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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니즘 veganism

비거니즘과 소마틱스로 그려진 삶의 지도

by Greeni 2025. 1. 27.

비거니즘을 시작하게 된 계기

나는 사실 채식이나 비거니즘에 관심이 없었다. 우연히 지인으로부터 다큐멘터리 <몸을 죽이는 자본주의의 밥상>을 소개받아 영화를 보고 난 뒤,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넷플릭스: 몸을 죽이는 자본주의의 밥상

 

헐~! 내가 고기가 먹고 싶었던 이유는
식품산업, 의료산업, 제약산업의 치밀한 계획이었어~!!!
내 먹을 것의 주권을 찾고 싶다~!

전혀 건강에 대한 이유도, 윤리적인 이유도 아니었다. 나는 그저 이 자본주의 대기업 중심의 산업에 아무것도 모른 채 살아온 한 개인으로서 주체적인 삶을 살고 싶었다. 사회로부터 학습되어 조건화된 내가 아니라, 스스로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주체성에 한참 관심을 갖고 있던 때라, 나는 단칼에 고기를 먹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그 이후로 한번도 고기가 먹고 싶었던 적이 없었다. 그게 나를 더 놀랍게 했다. 내가 진짜로 먹고 싶어서 먹은 게 아니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내 몸은 원하지 않았구나. 나는 더욱 더 나 자신에 대해, 특히 나의 몸에 대해 모르는 게 많다는 생각을 했다.  

 

소마틱스와의 만남

비거니즘을 한참 시작할 무렵, 나는 원래 본업이라 불렀던 직업에 대해 한참 회의감을 갖고 있었다. 수직적 위계구조가 공고한 조직문화가 원래 맞지 않았고, 프리랜서로서 자신을 그럴듯하게 포장하여 정글 같은 경쟁구도인 사회 분위기에서 살아볼려고 하니 영혼이 갈리는 것이 점점 느껴졌다. 

 

폐허가된 가슴을 움켜쥐고 살다가 소마틱스를 만났다. 나란 존재를 몸 감각-정신-정서의 3 레벨로 의식하고 알아차리며 움직임, 그림, 춤, 글로 표현하고 나니, 살 것 같았다.

 

나는 그동안 이상적이고 성공적인 나 자신과 현재의 나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하며 타박하고 비난하고 살고 있었다. 맞다. 내 몸을, 내 본성을, 내 생명력을 몰랐다. 그저 사회적 통념에 근거한 기준들을 나 자신에게 들이밀고 있었던 것이다. 

 

소마틱스와 비거니즘의 연결점

 

 나는 그 이후 소마틱스에 심취했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고 보니, 내가 왜 비거니즘과 소마틱스를 좋아하고 삶의 바탕으로 삼게 되었는지 조금씩 보인다. 그 교차점에서 나란 인간은 어떤 사람인가? 배우게 된다. 

 

비거니즘과 소마틱스는 서로 다른 출발점을 가졌지만 두 분야 모두 몸과 마음 그리고 생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공통된 가치를 탐구한다. 비거니즘은 동물의 권리와 환경, 윤리를 중심으로한 삶의 방식이고, 소마틱스는 몸의 감각과 움직임을 통해 인식을 확장하여 치유까지 다룬다. 

 

이 둘은 공통적으로 생명의 존중과 의식적 선택을 강조한다. 

 

소마틱스와 비거니즘의 공통점

1. 생태적 연결성

비거니즘은 인간이 생태계 자연의 일부로서 다른 생명체와의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한다. 동물성 식품과 제품의 소비를 줄이고, 자연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 선택, 나아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선택을 실천한다. 그래서 자연과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추구한다. 

 

소마틱스는 몸 감각과 움직임을 통한 알아차림을 능력을 기르고 자신을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자아로서 의식을 확장한다. 이러한 자아의  상호작용을 자각하며 일상에서의 행동과 선택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이를 통해 개인은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 비인간 존재, 생태계와의 관계 속에서 더 나은 삶의 방식이 무엇인지 성찰하하도록 이끈다.  

2. 의식적 선택과 실천

비거니듬과 소마틱스는 이론적 접근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삶 속에서 체험과 실천을 통해 인간과 비인간 존재 그리고 자연과의 관계를 재정립한다. 생태적 연결성은 우리가 단순한 소비자, 관찰자가 아니라 생태계의 능동적 참여자로서 행동해야 함을 상기시킨다. 

 

소마틱스의 움직임은 개인 내면의 생명력이 담긴 움직임으로 확장하도록 한다. 또한 환경에 영향받아 반응하고 관계 맺는 방법을 몸으로 직접 느끼고 탐구하도록 돕는다. 이는 자연 환경과의 관계로도 확장되며 생태계속에서  조화롭게 존재할 수 있는 방법을 의식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비거니즘의 지속가능한 소비 및 활동은 비인간 동물의 권리를 보호하고 존중하며, 나아가 자연의 권리까지 살피도록 이끈다. 인간중심주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비인간 존재들에 대한 세밀한 인식으로 그들의 대변자, 연대자, 지구 공생자로써 함께 살아갈 방법을 고안하고 실천한다.

 

몸과 마음, 지구 전체를 아루르는 조화로운 삶

나의 경우 소마틱스의 탐구를 통해 '나 자신과의 관계'를 성찰하고 변화시키는데,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배움을 가졌다. 그 이유는 몸 감각에 근거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이해와 경험을 바탕으로 나 자신과 건강하고 균형 잡힌 삶을 살아갈 방법과 비전을 그리게 되었다. 

 

우연찮게 시작한 비거니즘은 나 자신과의 건강한 관계로부터 출발한 관계방식을 타인뿐만 아니라 비인간 동물과 존재들까지 성찰하고 확장하도록 해주었다. 그래서 몸과 마음 그리고 지구 전체를 아우르는 조화로운 삶의 방식을 실현할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삶의 전체 지도가 그려진 느낌이다. 그 지도의 길을 뚜벅뚜벅 단단히 그리고 천천히 걸으며 음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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